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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놀기
바닥에 흐드러진 연분홍 꽃물이, 막 해를 집어삼키기 시작한 하늘까지 옮겨 물든 날이었다. 낮게 내린 구름이 평소와 다른 빛으로 물든 것이 예뻐서 한참을 올려다봤었더랬다. "선배" "응" 재하의 옅은 갈색머리가 바람에 날리고 그 위로 꽃잎 한 장이 떨어져내렸다. 떼어내줄까 했지만 재하에게 그 연분홍 꽃잎 하나가 잘 어울리는것도 같아 그냥 두기로 했다. 한 학년 후배였던 재하를 만난 건 도서부원으로 활동할때였다. 환기를 위해 열어둔 창문으로 들어온 바람에 흩날리는 머리칼이 걸리적거려 슬금슬금 짜증이 이는 참이었다. 이깟 머리 확 잘라버릴까-하는데까지 생각이 미쳤을때 재하가 머리끈을 내민 것이 인연의 시작이었다. '머리, 묶고싶어하실것 같아서요.' 그렇게 말하며 웃는 재하의 얼굴이 남자아이치고는 참 예쁘단 생..
2016.05.21 - 22시 "그 뒤로 비오는 날 밤이면-." 뎅-뎅-데-ㅇ. "...마." 야간자율학습의 끝을 알리는 종소리에 여학생의 목소리가 묻혔다. 학생들은 지겨운 시간이 끝났음에 시끌벅적하게 짐을 챙겨 떠났다. 마지막 아이까지 제 친구와 떠나고 불이 꺼진 교실은 어둠과, 고요에 잠겼다. 드르륵-. 시계바늘만이 째각거리던 빈 교실에 바닥긁는 소리가 울렸다. 또각이는 샤프 소리는 점점 크고 빠르게 교실을 채우더니 이내 빗소리까지 집어삼키고서야 멈췄다. 교실은, 다시 적막에 쌓이는 것 같았다. "후하-" 두고 간 책을 찾으러 온 희나는 적막에 쌓인 교실 앞에서 숨을 삼켰다. 아이들이 없는 학교란 이만큼이나 조용한거구나, 평소와 다른 교실에 들어가기엔 다소간의 용기가 필요했다. 빌린 것만 아니었더라도..
쪼로록-. 병을 기울이자 달콤한 주향이 퍼지고 손에 든 술잔 안에는 하얀 달이 뜬다. "하..." 습관과도 같이 나오는 한숨 한 점에 달을 한모금 삼키고, 눈을 감으면 떠오르는 얼굴에 입 안이 쓰다. 동그란 이마 아래에 걸린 눈이, 석류알처럼 붉은 입술이, 웃을 때면 호를 그려 방금 제가 삼킨 달마냥 어여쁜 사람이었다. '청아-' 들릴 리 없는 소리가 들리는 듯해 다시 빈 잔을 채운다. '또 술 마시니?' '술이라니, 나는 달을 마시는 거라오' 실없는 소리에 웃으며 잔을 나누던 일은 이제 까마득한 과거로 흘러간 지 오래다. '너와 이러는 것도 마지막이네' '마지막은 무슨. 내, 누이 시집가면 거기까지 쫒아갈 것이오.' 농담으로 받았던 누이의 말이 정말 마지막이 될 줄은 몰랐다. 그 밤, 붉은 너울을 쓰고..
'마티, 소이를 데리고 가' '마마?' '너와 소이는 못 봤어. 보지 않았어. 그러니까, 그러니까 소이를 데리고 돌아가' 사막 사람과 다른 흰 얼굴 위로 떨어지는 타냐의 눈물이 선하다. 별처럼 빛나던 어린 시절의 타냐가 처음 미래를 읽었을 때와 같은 얼굴. '타냐, 너도 가. 거기엔 너도 없었잖아' 흐느끼는 타냐와 눈을 맞추고 함께 가자는 제 말에 돌아온 것은 거절이었다. 저가 함께 가면 꼬리가 붙을 것이라며 웃던 타냐, 타타니아. '소이를 부탁해, 마티.' "마타라!" 저를 부르는 소리에 마타라는 현실로 돌아왔다. 타냐와 같은 눈을 가진 아이가 손을 뻗어 안겨왔다. 타냐가 그 자신을 제물로 살리고 싶어한 그녀의 딸이 아무것도 모르는 얼굴로 웃었다. '타냐, 네 부탁은 언제나 나를 아프게 해' "소이님...
'도망가자고 말해줘서 고맙다. 그런데 그건 아니야, 도빈아. 어디로든 가서 함께 살면. 그래, 나는 행복할 지도 몰라. 하지만 너는? 니가 사랑하는 가족, 니가 좋아하는 일. 그거 다 버리고 가면? 도빈아, 나는 두렵다. 후회하는 너는 보고 싶지않아. 아무래도 여기까진것 같다, 우리' "멍청한 새끼" 도빈은 편지를 구기며 오열했다. 단지 곁에 있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생각했던 연인은 편지만 두고 떠났다.
물방울이 떨어졌다. 곱게 갈린 모래 위로 떨어진 물방울이 동그란 원을 그린다. 소이는 어깨를 감싼 모포를 끌어당기며 몸을 웅크렸다. "춥다..." 타는 듯한 열기로 뜨거운 낮과 달리 해가 진 사막의 밤은 예상보다 더 추웠다. 거기다 비까지 쏟아질 모양이라 소이는 부족의 영역 밖으로 나온 것을 후회했다. 하지만 그 뿐, 당장은 돌아갈 생각이 없었다. 추위를 피하고자, 저를 따라나온 홍랑의 털을 파고든 소이는 저 멀리 도시에서 흘러나오는 불빛을 바라보았다. 굳이 들어가지 않아도 그안의 모습이 손에 잡힐 듯 그려진다. 소네아의 별이 뜨는 밤, 기름먹인 심지는 노랗게 타들어가고 사람들은 우기의 시작을 축복하며 노래하고 춤을 춘다. 언젠가의 소이도 그 안에 있었다. 별이 비처럼 쏟아지는 밤하늘에서 왕좌를 차지한 ..
3주차 물방울이 떨어졌다. 허겁지겁 그것을 받아마셨을 가람은 멍하니 넋을 놓은 채였다. 가람이 던전에 갇힌 것은 일주일 전. 가방에 있던 식량은 어제부로 떨어졌고 가람의 희망 또한 그때 무너졌다. 동료들이 저를 찾아낼지도 모른다던 믿음이 가람을 나락으로 잡아당겼다. 빛 한 점 없는 어둠이란 멀쩡한 정신을 좀 먹기 마련이라 가람은 그저, 제가 미치기 전에 죽기를 소망했다. 4주차 달이 열리고 낮과 다른 밤의 거리가 기지개를 켰다. 홍등이 높게 떠오르자 하나둘 모습을 드러내는 요괴들이, 이곳이 별세계임을 말해준다. 그 낯섬이 무서워 미랑의 뒤로 숨었다. "여기가 내 사는 곳이에요." 웃음기 섞인 미랑의 속삭임에 그녀 또한 별세계에 적을 둔 요괴였음이 떠올랐다. 그동안 보아온 미랑이 어떤 이인지 알기에 요괴를..
하찮은 벌레조차 숨을 죽인 밤, 달이 숨은 하늘엔 작은 별이 서넛 반짝인다. "하..." 자조섞인 한숨을 흘려보내고 호량은 연인을 그렸다. 그녀의 까만 눈동자가 저와 마주할때면 별처럼 반짝이는것을 안다. 그것이 사랑스러워 부러 눈을 맞추기도 했다. 이제는 할 수 없는일. 그녀의 손을 잡고 입을 맞추고 돌아가면 가시버시 맺겠노라, 다짐은 덧없이 바스라졌다. 인적없는 길 위에서 핏덩이를 삼키며 호량은 홀로 남을 연인의 행복을 빌었다. 제가 아닌 다른 이와 선 연인을 그리자니 속이 뒤틀려도 저를 그리며 우는것보단 낫지 않나- "제길!" 상스런 소리와 함께 호량은 주먹을 쥐었다. 배에 박힌 검보다 연인 곁에 다시 설 수 없다는 사실이 그를 더 숨막히게 했다. 움직이지않는 몸뚱이의 답답함에 다시 소리를 내 질렀다..
사치와 향락으로 찌들어 제 뱃속을 채우기에 급급한 자들, 노블레스는 죽었다. 강자의 횡포아래에 엎드려 힘없는이들은 끝모를 겨울을 살아야했다. 그런 그들의 눈물을 마시고 바람은 자랐다. 혁명이란 붉은 기를 흔들며 바람은 착실하게 겨울을 잡아먹었다. 희미한 화약냄새에 피냄새가 섞여 속이 뒤틀려도 곧 마음을 다 잡았다. 저마다 마음속에 바람이 가져다준 봄이 있었다. 이 겨울을 몰아내고 나면 봄이 올 것이라 믿어의심치 않았다. 그렇게 바람은, 봄을 향한 희망을 안고 불었다. ============= 2주차 주제는 "별이 빛나는 밤"